촌가 아낙들 밭일 허름해지면
꽁보리밥 한 덩이씩
치마 속에 꾸리고 가
이웃집 대청마루
치맛자락 훌러덩 올리고 둘러앉아
부루 여러 장을 포개
꽁보리밥 한 술에 묵은 된장
숟가락 꼬챙이로 찍어 발라
부릅눈 뜨며 입안 가득 욱여넣고
매운 고추 하나 질근 깨물면
눈물 글썽,
콧등엔 송송 굵은 땀방울 맺히곤 했었지
게으른 여름 해 꼬랑지
싸리울에 걸릴 때까지
곯아떨어져 꿀잠을 자다
일소 방울 소리 가찹게
다가오면
소스라쳐 일어나 돌아들 갔었지
* '부루'는 '상추'의 옛말, 혹은 충청도 말.
잎이 작고 쓴맛이 강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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